내 자신은 스스로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자신의 내면.. 자신의 생각.. 내 안의 구조들 말이다.

내가 어떠하다고 믿고 있는 그 무엇들이
과연 맹목적인 믿음인지.. 아니면 속고 있는 줄 모르고
맘편히 받아들이고 있는 안일함인지..

그리고 세상의 다수에게서 받아들여지고

인정하고 있는 사상들은 여지없는 진리라고 할 수 있는 건지...

그 안에서 내 자신은 얼마나 세상을 이해하고 있으며
또한 세상에 속한 나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건지...  

이건 정말 어려운 문제이다. 어쩌면 인간으로서는
영영 이 질문의 해답을 모를 수도 있겠다.
인간은 거기까지가 한계니깐...

거창하게 생각하면 골치아프니깐
잠시 그냥 인간의 내면에서만 생각해 볼 때 말이다.

잠재적이라는 것.. 무의식이라는 것..
이것은 한 인간을 형성하는 중요한 단서라고 본다.

어떤 환경에서 어떤 모습을 보고 또 어떤 소리를 듣고...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만들어지는 자신의 내면..
그리고 자신의 생각들과 사고의 틀...

그렇게 그런 것들이 쌓이면서 자신도 모르게
점점 변해가고 어떤 틀속에 자신을 가두게 된다.

그리고 타고난 외모와 만들어진 내면으로
바로 우리들 각각의 독특한 내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문제는 그 후 내게서 행동되어지는 나에 대해서
스스로는 어렴풋이 알거나 혹은 오해하고 있거나
착각을 하고 또 그렇게 평생을 산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그로인해 사람이 어떤 대상에 대해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또한 이유없는 거부감이
생기기도 하는 것 같다.

자신이 하는 행동을 자기도 모르는 일이 태반인데..

내가 어떤 행동을 했다면 또 어떤 신념이 강하게 있다면
분명 그 것에는 이유와 원인이 있었을 것이다.

굳이 알고 싶어하지 않겠지만,
골똘히 생각하고 분석해 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기 위주로 계산된, 그래서 때로는 교묘히 포장된
그런 행동이고 신념일 수 있다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말이다.

그러니깐 '가끔' 이런 숨겨진 진실이 있다는 것....
때로는 그 진실을. 그 정확한 인간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은 재밌고도 이따금 의미있다.

인간의 행위를 어떤 심리로 말해줄 수 있는가.. 말이다.

내가 알지 못하는 나의 세계..
그리고 나를 포함한 주위의 세계...

그에 대한 탐구는 머리 아프지만
중독처럼 계속 되어진다.

----------------------------------------------------
기억은 단지 머릿속에만 저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기억은 몸의 곳곳의 혈에도 남아있다고,
침을 놓으면 때로 환자들은 서러운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는데
  
자신들도 왜 울고 있는지 도무지 이유를 모른다고,
하지만, 확실히 그 혈에 기억들은 남아서
마음보다 오래 간직되는 거라고,
웃음은 위로 올라가 증발되는 성질을 가졌지만
슬픔은 밑으로 가라앉아 앙금으로 남는다고,
그래서 기쁨보다 슬픔은 오래오래 간직되는 성질을 가졌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상처라고 부른다고 했다.

<착한여자> 공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