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천천히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조용히...
나도 모르게...
재빠르게도...

2005년은 다가왔다.
그래서 인지 나는 초조하다.
언제 또 날 치고 달아날지 모르는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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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정신은 진화되어가고
나의 육체는 변화되어간다.

매일매일 조금씩조금씩...

자주 난 자궁속의 태아처럼
웅크려서는 갈라진 손을 빨던
그 시점으로 되돌아 가고 싶다.

증후군처럼.. 병적으로...


생각만으로 치닫는 도피처.
그리하여 이따금 두꺼운 이불
속에 맨몸으로 웅크리고 들어가
내 속에서 들리는 심장소리를
듣곤한다. 애초부터 처음이었던
그 장소를 기억해 낸다.


진화와 변화가 나를 만들어 갈 때
익숙치 않을 미래.. 그 무언가 모를
거부감은 날 그곳으로 밀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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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공통적으로 착각을 하면서 산다.
기억에 관해서... 과거라 부르는 우리의 기억은
사실 보고자하고 듣고자하고 하는 부분들을
자신 나름으로 해석하고 각인시킨 것이다.


그래서 기억의 일부는 허구이다.
이 멋지게 포장된 인간의 과거는
착각속에서 그 시점에 몸담궜던
사람까지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그 빛깔은 전혀 다른 것을...
괴로웠던 빛을 띈 과거가 있다면 필히
그 과거의 포장을 벗겨 볼 가치가 있다.
정말 얼마나 단단히 싸여져 있는지를...


이런 일은 의외로 해결점을 쥐여준다.
잔인할 것 같지만 의외의 발견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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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란 존재에서 시작되는
나의 시선과 나의 사고는 진정
- 의식적으로든 무이식적으로든 -
모두 다 내 위주로 만들어진 것인가?


그렇다면 나는 상대를 보고 듣는 것이 아니라
늘 나를 보고 있었고 나를 듣고 있었다는 것인가...


물론 타인도 마찬가지였겠지?
그래서 이해라고 하는 것은 자기기준으로
할 수 있는 것이고, 완전한 이해는 없는것...


그렇게 날 향하고 있으니까
우린 모두 외로운 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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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내가 기억해 내지 못한 그 시절에
이미 나의 운명은 결정되어 버렸다.
과부족에 관한 애정 이퀄라이져...
그 고르지 못한 나의 애정굴곡...



그래서 였다...
난 늘 목말랐고 그렇게 나도 모르게
날 향한 보호본능과 자기방어에
급급했다. 철저하게 나를 숨기며...
그리고 지금의 나로 이어진다.


그런데.. 세상에 과연 얼마나 되는 사람들이
족할만한 안정의 정을 갖추고 자라났을까...
인간의 악한면이 욕심을 부리게 마련일텐데...
그래서 늘 우리는 부족하고 그럴수록
날 향해 사고하고 시선을 옮긴다.


이런 상념들이 나의 만남에 대한
기대를 얼마나 가로막고 있는지 안다.
부족분을 채워주기엔 우린 서로 너무나들
불완전하다. 그래서 인생은 늘 온전을 향한

목마름을 전재한 채
그렇게 갸우뚱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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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책을 읽다가 무척 놀란 적이 있다.
결혼에 사랑의 개념이 도입된 것은 18세기
자본주의가 태동하고 부르주아가 등장한 이후
라는 내용을 읽으면서였다. 그 전까지만 해도
사랑과 결혼은 별 관련이 없었으며, 그때의
결혼 계약에 기초가 된 건 서로의 사랑이
아니라 경제적 상황이었단다. 사랑의 최종
결과물이 당연히 결혼이라고 생각하던 나에게
그것은 정말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내가
아무리 자유롭다고 외쳐 봐야 시간의 역사성
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이 무서워서였다.

-김혜남의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