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isode 1

어린시절, 밤하늘의 달을 올려 보면서
항상 나를 따라다니는 달의 정체를 궁금해 했었다.

고개를 들어 달을 쳐다보며 걸음을 걸으면
달도 역시 나와 함께 걸음을 같이 했다.
한시간이나 떨어진 이모님댁에서도,
다섯시간이나 떨어진 할머님댁에서도...
내가 가는 곳 그리고 몇미터 안되는 짧은
거리일지라도 달은 날 구석구석 쫒아 다녔다.

슬쩍 달의 위치를 한번 확인하고 열나게
동네 한 곳으로 달음박질 치고는 재빨리 하늘을
살짝 쳐다봐도 달은 여전히 내 머리 위 그 자리에서
빛을 내고 있었으니... (당연한 걸 말이다..)



해서 난 달은 항상 나만을 쫒아 다닌다는 다소
엉뚱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늘에서 어떤 존재가 특별히
나만을 지켜주고 있는 표시라고... 게다가 그때는
다른 사람들이 달에는 관심조차 없는 것 같아 보였었다.

한번은 친구와 서로 뒤로 돌아 하늘을 보고 걸으며
과연 달이 친구를 따라가는지 나를 따라가는지 실험을 해 본 적이 있었는데..
그 친구도 달이 자기를 따라온다고 우기는 바람에 살짝 혼란 스러웠던
적도 있었지만 결국 그 친구의 말을 거짓말이라 치부했던 기억도 있다.



그 후 나의 상상력은 극에 달했으니...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날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거라고...
엄마 아빠도 선택받은 사람들이고 모두 나에게 잘보이려고 하고
그래서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모두 좋아해 주고
즐거워 해 주는 거라고 굳게 믿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어떤 존재가 날 항상 지켜보고 내 주위사람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그 시절 내게 일어나는 희노애락의 모든 일들은
이런 가설?염두해 두고 해석해 나갔으며 또 결론지었다.



뭐 이런 믿음은 훗날 과중한 학업으로 인해
병원에 안 가고도 자연스레 기억도 없이 사라졌지만
시간이 한참 지나 그 때의 기억을 생생히 떠오르게
해준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짐케리의 "트루먼 쇼"였다.
영화를 보고 난 후의 흥분이란.... ㅋㅋ


영화를 보고 다시금 그때의 가설을
현실에 적응시켜 보려고 머리를 굴려 보았지만
그때처럼 야무지고 깜찍한 사고의 진행은
세상을 너무 많이 알아버린 내 차가운 이성앞에서
모두 허리를 잘리고 말았다.

영화 감독인 피터 위어도 어릴 적에 아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던게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하긴, 어릴 적 나와 같은 착각을 했던 사람들도
꽤나 있을거라 생각된다.

지금의 난 그때보단 성숙한 정신연령을 가지고
하늘의 달을 하나님으로, 나 중심의 사고를
내 주의사람들과의 조화로운 사고로 전환하고 있다.

근데 왜 그러냐고?...
-_-a; 쩝....

뭐 무신론자에게는 '그당시 달이나 지금의 하나님이나...' 하며
다 똑같은 헛된 믿음이라 말 하겠지만 난 달이 있어서 그리고
지금의 하나님의 계셔서 행복하고 든든하다.

(행복... 그거 하나면 된거 아냐? ㅎㅎ)



▒▒▒▒▒▒▒▒▒▒▒▒▒▒▒▒▒▒▒▒▒▒▒▒▒▒▒▒ episode 2

나의 신앙의 전성기는 대학시절에서 군시절까지였다.
그때는 불타는 신앙에 "이 한몸 바치리", "교회청년",
"Holy~!!"등으로 불리웠을 정도.

늘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일이 무엇일까를 생의 화두로
머리를 굴리고 성경을 묵상하며 그분을 알고자 목말랐는데..

그때 내가 얻은 결론은 전도와 십일조!!

전도는 하나님께서 정말 쵝오!로 좋아하시는 일이었고
십일조는 하나님께 나의 희생을 보여드릴 수 있는 방편이라
생각했다. (새벽기도도 마찬가지)

그땐 십일조도 열심히 했다. (지금은.... -_-a;; 흠...)
배고픈 군시절, 피같은 군대 월급도 따박따박
십분지일을 갈라 헌금했으며 제대 후 첫직장에서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으면서도 사장님께서
측은히 여겨 줄 정도로 정확히 분리해 드렸었다.
(측은히만 여겼지 월급인상은 없었다..)

대학시절 역전에 나가 찬양을 하고 전도지를 나눠주며
전도를 하고 그렇게 흩뿌리듯이 복음의 씨를 뿌리다가
군대를 가서 일대일 고객 서비스 방식의 전도를 시도하게
되었는데 몇십명이 가족같이 하루 왼종일 부대끼며 사는
내무반에서의 이런 전도는 하늘이 내려주신 기회라 생각했다.

두리뭉실 "예수믿으세요. 좋아요... 사랑해요..." 라고
하는 것보다는 한명한명 관심을 가지고 난초 키우듯 양육해 가는
전도가 보다 더 효과적일거라 생각이 들어서
불신자들 한명 한명에게 말씀을 전하기 시작했다.
이건 굳은 인내력, 의지력과 고도의 심리전이 요구되는 일이었다.

이미 머리가 굳은 놈들에게 예수님을 전하고
마음속에 믿음을 꽃피우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교회까지 가게 하는 것은 짬밥으로 눌러 어떻게든
되었지만 마음까지 따라가게 하는 부분에서 큰 벽이..
인간적인 한계가 느껴지는 것이었다.

안타까움으로 기도도 많이 하고 답답함에 눈물도
흘리면서 군대에 있는 동안이라도 열심히 해보자 하고
할 수 있는 한 전도했고 기독교에 대한 의문들을 풀어주었다.
나는 씨를 뿌리고 성령께서 비를 주시니...



전도를 하면서 내가 절실히 느낀 건,
정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값진 일인가...
하나님은 우리네 어리석은 인간들의 마음을 얼마나 애타게 찾고 계신가...
하는 것이었다.

이런 결론을 아주 흥미롭게 보여준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짐케리의 "브루스 올마이티 "
물론 더 큰 메인 주제는 따로 있지만 영화를 보는 도중
이 장면에서 "아~~!" 하고 시선을 집중시켰다.

우연한 기회에 신에게로부터 전지전능한 힘을 얻게 된 짐케리.
그는 모든 것을 다 얻어 신나게 힘을 행사하고
사랑하는 여자에게 마음을 얻으려 한다.
하지만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는 그녀의 마음...
일은 꼬이고 그녀는 멀어져 가고...

결국 짐케리는 신을 다시 만나 이야기한다.


짐 : 그레이스가 떠났어요.

신 : 알고 있어.

짐 " 그녀가 절 되찾을 거예요... 그녀가 그러겠죠?

신 : 자네라면 되찾을 텐가?

짐 : ... ... 어떻게 해야 절 사랑하게 만들죠?

신 : 이제 조금씩 솔직해지는군!
      해답 찾으면 나한테 알려주게!



결국 전지전능한 신도 사랑의 자발성에는
직접적인 힘을 행사하지 못하거나 않는다는 부분...

우리네 각자의 자유의지속에서
하나님을 사랑하게 끔 모티브를 부여하는 과정은
이렇기에 값진 것이 아닐까?

이건 비단 인간과 신의 관계 뿐 아니라
모든 사랑하고 사랑을 갈구하는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고민이 아닐런지...

부모와 자식이. 사랑에 빠진 남,녀가
그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들은 힘겹다.

인격적인 만남과 정신적인 공감...
마음의 표현과 상대의 인지...
그리고 소통...

오만가지 감정과 무의식과 잠재의식속 복잡다사다난한
원자구조들로 작지만 거대한 우주를 이루는 우리네 인간들은
사랑앞에선 얼마나 서로를 향해 육감을 들이대며 누구를 통해
자신을 찾고자 무던히도 살고 있는지...


그래서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시선을 나로 향하게 하는
작업은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인 것 같다.
물론 서로 눈이 맞으면 백점만점이고!! (이게 바로 축복인 것임!)


우리는 모두 스스로 기적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영화는 말한다.

사랑도 내 생각엔 어렵고 복잡하고 난해하지만서도
진심과 투명함으로 접근한다면 그게 곧 해결의 열쇠이자
기적의 시발이 아닐까 싶다. (씨발 아니고...)




▒▒▒▒▒▒▒▒▒▒▒▒▒▒▒▒▒▒▒▒▒▒▒▒▒▒▒▒ episode 3

요사이 본 영화중에 최고로 좋았던 초강추 수작 - "이터널 선샤인"
사랑에 초관심을 가지고 연구중인 요즘의 내게 딱 시기적절한 영화였다.
위의 두 영화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분명 보다가 조는 사람도 있으리라.
짐케리가 나오지만 전혀 오버하지도 웃기지도 않는 잔잔한 영화!


외향적인 여성 케이트 윈슬렛과 내성적인 남성 짐케리가
반대극의 서로에게 이끌려 사랑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속으로 느끼는, 그 말로 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의 불만들...

결국 서로는 잦은 다툼끝에 특이한 이별을 한다.
흠... 이건 직접 영화를 보길 바란다.


내가 이 영화에서 관심을 가지고 본 건
첫 이끌림의 사랑의 시작에서 생활로 이어지는
그 현실속에서 부대끼는 연인관계의 실체이다.


내성적인 성격의 짐케리는 활달하고 적극적인
모습에서 자신의 반쪽을 발견하고 함께 있으면
자신이 완성되어 가며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한다는
감동으로 가슴이 벅차 올랐으며

외향적인 성격의 윈슬렛은 자신을 안정되게 하고
늘 웃음짓고 인정해 주는 든든함으로
그를 사랑하게 된다.


인간은 생물학적으로도 더 좋은 유전자를 찾기 위해
더 진보한 개체를 남기고자 하는 짝짓기 법칙을
따른다고 하지 않던가... 자신에게 없는 성격을
가진 이성과 결합함으로써 더 우수한 유전자를 얻고자
하는 본능... 해서 늘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줄 반대극의
성격을 선호한다고 한다. (나두 그렇다...ㅋㅋ)

하지만 그런 나머지 반쪽의 행복이 현실에서
이해못할 불만으로 모습이 바뀌어져
드러나게 되는 모습... 성/격/차/...

그로인한 불만 등...


영화장면중 '으아... X됐다...' 하며
나도 몰래 미간을 찌푸린 장면.. 바로 Tape장면...
(이건 직접 보길 강추한다.)


윈슬렛은 Tape 속에서 짐케리를 고백한다.

▒▒ 조엘베리쉬(짐케리)를 지우고자 왔습니다.
▒▒ 그는 따분한 사람이예요. 지우는 이유는 충분하겠죠?

▒▒ 최근 들어서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 얼마나 다른지를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 항상 열등감이 느껴지고 그와 있으면
▒▒ 나 자신도 싫어져요.

▒▒ 그가 나를 바꿔놓은것 같아요.

▒▒ 심지어는 그를 똑바로 쳐다볼 수도 없어요
▒▒ 그는 항상 애처롭고, 미안한 눈빛을 하고,
▒▒ 상처입은 강아지 같아요.

▒▒ 지금쯤 나는 화려한 장미가 되었어야 하는데
▒▒ 이런 이유로 꽃들이 지는가 봐요...


으악... 그녀의 그를 향한 사랑은
그 안정됨과 든든함의 사랑의 감정은..
결국 그 이면의 불편한 감정을 생산하게 된다.


자, 그럼 짐케리는 어떤가...

짐케리도 Tape 속에서 윈슬렛을 고백한다.

▒▒ 그녀는 정말 교육을 좀 받아야 해요.
▒▒ 스마트 하긴 하지만 교양이 없어요.
▒▒ 그녀와는 책에 관한 대화를 못해요.
▒▒ 잡지나 읽는 여자거든요.

▒▒ 그녀의 어휘력은 더 문제죠.
▒▒ 가끔 사람들 앞에서 당황스럽기도 했어요.

▒▒ 예를들어 그녀는
▒▒ '라이브러리'를 '라이베리'라고 발음하거든요
▒▒ "라이베리.. 라이베리..."

▒▒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슬렛)에게 매력이 있다면
▒▒ 그녀의 성격때문에 제가 현실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거죠.
▒▒ 반짝이는 별똥별 얘기가 활기찬 세계로 안내해 주는 것처럼요.
▒▒ 하지만 금방 알게되죠. 그것들이 교묘한 속임수란 것을요.
▒▒ 겉만 번지르르한 여자죠. 하지만 여전히 속게 됩니다.

▒▒ ....
▒▒ ...

▒▒ 그녀는 자포자기한 성격에 불안정해요.

▒▒ 내가 그녀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 결국 아는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 단지 남일 뿐인 그녀와
▒▒ 이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 했다니
▒▒ 이 얼마나 시간낭비입니까..


둘은 서로에게 반해 사랑했다. 나는 그 도화선을
성격이라고 본다. 미술관옆 동물원의 철수와 춘희처럼..

너무나 달라서 사랑을 했지만 바로 그 성격으로 인해
갈등과 다툼을 만드는 아이러니한 '커플의 딜레마'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비록 의도적인 고백이 아니었지만
말하지 못했던 서로의 속시원한 속얘기의 노출을 통해
- 잠시 충격과 공황을 겪었지만 - 더 나은 관계의 회복과
행복하고 찬란한 그들의 미래를 상상하게끔 하며
엔딩 크레딧을 올려보낸다.

자신은 완벽하지 않다며 계속해서 너에 대해
싫증이 날꺼고 답답해 질꺼란 여자의 말에
남자는 오케이.. 라며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 한다.
(아.. 글로는 전달이 딸린다. 명장면이니 영화를 꼭 봐주시길...)

둘은 이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성숙함을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지지고 볶는 전쟁이 몇차례 반복될 것을 알지만
이미 서로의 생각속 깊이까지 들여다 본 관계이기에
그들은 앞으로 아름답게 사랑을 키워나갈 수 있다고 본다.
눈밭으로 뛰어가는 그 둘의 모습이 어찌나 멋지고 아름다와 보였던지...

우린 사랑하는 사람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두근거림과 채워짐의 환희와 하늘끝까지 오를 것 같은 기쁨을
누렸다면 그 후에 감당해야 하는 몫을 감싸 안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닮아가는 것이 아니던가...


영화를 본 후 나는 대화의 절실함과
속마음의 표현을 더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때론 구질구질하고 표현도 서툴고 입다무는게 백번 나은거
같을 때도 있지만 관계와 사랑의 유지와 성장을 위해서는
대화를 통한 서로의 이해와 존중.. 그리고 때론 희생과 보상등이
마치 손바닥 치듯이 척척 맞아 경쾌한 소리를 내어 주면
이보다 좋을 순 없다고 생각한다.

나와 공감하는 사람이 분명 있겠지 싶은데 사람은 누구든
알면 알수록 새롭고 또한 서로에 대해 알아 가는 것 만으로도
평생인 존재이지 않은가?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한 대화를
통털으면 몇겁의 시간도 모자르다고 본다.)
얼마나 흥미로운 존재가 인간인데 게다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대화와 소통이라니... ㅎㅎㅎ


이건 말 안하려 했지만...
둘은 서로에 대한 실망과 아픔의 해결책으로
기억소멸을 택한다. 그리고 영화는 짐케리의 추억삭제가
주를 이룬다. 그 둘은 차라리 상대를 지워버리자고
그리고 지금의 상처를 처음으로 돌려놓겠다고 일을 벌인다.

과연 이렇게 임시방편으로 기억을 지운다고
사랑으로 인한 행복을 만날 수 있을까? 쯧쯧쯧...
살면서 내내 이런 아픔은 삶속 구석구석에서 출현한다.

나도 누군가를, 어떤 시점을...
내 기억속에서 완전히 포맷하고 싶다는 상상도 했었지만
언젠가 그 사람과 그 시점을 통해 내가 얻은 성숙함으로
이미 다 보상을 받았다고 되돌려 생각했다.
아니 오히려 이런 자극없는 삶은 정말 허무하고 공허할 것 같기도 하다.


영화는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나는 지금 사랑에 대해 일부만
적어보았으나 또 다른 주제로 화제를 돌리면 나도 주체 못할거 같다.
그래서 이 영화가 좋다. 생각을 많이하게 하니깐...ㅋㅋ

아.. 이 영화 약간 편집울 엇갈리게 했으니 헷갈리면 안된다.
정신차리고 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