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고 싶은 것을 가지지 못할 때
불행이 생기기도 하지만
갖고 싶은 것을 가졌다고 해서
꼭 내내 행복한것 만은 아님을 알았다.


어쩌면 원하던 것에 대한
바램의 시점부터 소유의 시점까지
그 기간에 비례하여 그리고 그 갈급의 깊이에
비례하여 행복의 감정은
유효기간을 가지는지도 모르겠다.
유효기간이 끝나면 행복은
일상이 되고 다시 무미건조한 삶에 묻히게 되며
쉽게 오지 않는 또 다른 행복의 감정이 다시 찾아
오기만을 기다리거나 찾아 헤메이게 된다.


그래서 오래오래 기나긴 행복을 얻고자
그 과정속, 오랜 아픔과 고통을 내 안에서
나도 모르게 요구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쉽게 얻고 잠시 행복하고...
그런 건 매력이 없다.
간식거리나 다를바 없다.


행복을 오래도록 유지하고 싶어서
치뤄내야하는 아픔의 퍼센테이지가 커보일수록
더 큰 매력을 느껴 뛰어들고 마는 모습이
곧 내 모습임을 깨달았다.  
행복을 위해 고통을 자초하는 나의 실체를...


무언가에 집중되어지는 상태..
주변의 모든 것들이 있는 그대로 눈에
보이지 않고 또한 들리지 않는 상태..
무아지경...

그런 상태가 곧 행복으로 자리매김하며
종국엔 행복한 기간을 유지하고 끌고 간다.
마조히즘적 고통의 승화된 행복을
내안에서 깨달아가며 그렇게 내가 성장하며
행복앞에 설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지 그걸 깨달았다.  


하지만...
만약에 그 유효기간이 들인 시간보다 훨씬 더
빨리 서둘러 찾아온다면 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안개속에 내내 갖혀있을 땐.. 그땐 무서우리만치
몸소리 쳐지는 혼란과 공허함과 허무와 균열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진국의 불행을...


우리가 행복해지고 싶다고 하는것은
뭔가에 빠지고 싶다는 것(본능적 집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행복을 '얻는다'라고 표현하는 걸 보면
분명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모든것들을 이야기 할 텐데...
이 없는 것을 득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고
또 득한 후에 행복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우리 인간은 행복을 말하는 것 같다.

  
안정을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일부는
고통의 과정을 두려워하고 상처를 겁내하며
현실에 안주하고 지금까지 이뤄놓은 - 그 감정의 일부가
퇴색되어버린 - 지나간 행복에 만족해 하고 스스로
자위하며 사는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지금 나는 힘겨운 행복에 대한 득ing의 시점에 있다.
과정의 행복을 좀더 고통과 더불어 끌고나가
결과의 행복을 오래도록 지속시키고자...


혹이나 중간에 포기하지 않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과정이 주제없는 욕심이나 쓰잘데기 없는 집착이나
덧없는 공상으로 변질되어 버리지 않기를 또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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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나는 한때 나 자신에 대한 지독한 보호본능에 시달렸다.
사랑을 할 땐 더더욱이 그랬다.
사랑을 하면서도 나 자신이 빠져 나갈 틈을 여지없이 만들었던 것이다.

가령, 죽도록 사랑한다거나,
영원히 사랑한다거나
미치도록 그립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내게 사랑은
쉽게 변질되는 방부제를 넣지 않은 빵과 같고,
계절처럼 반드시 퇴색하며,
늙은 노인의 하루처럼 지루했다.

책임질 수 없는 말은 하지 말자.
내가 한 말에 대한 책임 때문에 올가미를 쓸 수도 있다.
가볍게 하자, 가볍게..

보고는 싶지 라고 말하고,
지금은 사랑해 라고 말하고,
변할 수도 있다고.. 끊임없이 상대와 내게 주입시키자.
그래서 헤어질 땐 울고불고 말고
깔끔하게, 안녕.
나는 그게 옳은 줄 알았다.
그것이 상처받지 않고 상처주지 않는 일이라고 진정 믿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드는 생각.
너, 그리 살어 정말 행복하느냐?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죽도록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만큼만 사랑했고,
영원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나 당장 끝이 났다.
내가 미치도록 그리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나를 미치게 보고 싶어하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사랑은...
내가 먼저 다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버리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는 물잔과 같았다.
내가 아는 한 여자,
그 여잔 매번 사랑할 때마다 목숨을 걸었다.
처음엔 자신의 시간을 온통 그에게 내어주고,
그 다음엔 웃음을, 미래를, 몸을, 정신을 주었다.

나는 무모하다 생각했다.
그녀가 그렇게 모든 걸 내어주고 어찌 버틸까,
염려스러웠다.

그런데......
그렇게 저를 다 주고도 그녀는 쓰러지지 않고,
오늘도 해맑게 웃으며 연애를 한다.
나보다 충만하게.
그리고 내게 하는 말,

나를 버리니, 그가 오더라.
그녀는 자신을 버리고 사랑을 얻었는데,
나는 나를 지키느라 나이만 먹었다.

사랑하지 않는 자는 모두 유죄다.
자신에게 사랑받을 대상 하나를 유기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속죄하는 기분으로 이번 겨울도 난 감옥 같은 방에 갇혀,
반성문 같은 글이나 쓰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