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 01 | 시간

2001년 보다 2002년이 그리고
2002년 보다 2003년이... 2004년이...
그리고 2005년이...

그렇게 일년 일년이 가속도를 붙여가며
빠르게 과거로 쌓여간다.


누군가가 20대는 시속 20km로
30대는 시속 30km로 40대는 40km, 50대는 50km....
이렇게 나이대별로 시간이 과속으로 지나간다고
말해 준 적이 있다.



어떤 글에서는 시간에 대한 상대적인 체감에 대해
2살짜리가 한해를 살고 느끼는 시간은
자신이 평생 살아온 2년이라는 인생의 절반이고,
또 10살짜리에게는 1년이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10분의 1이며
마찬가지로 40살인 사람에게 1년은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40분의 1이므로 1년이라는 시간이 이렇듯 나이가 듦에 따라
점점 짧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썼다.  
(수학적,논리적으로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때론 열심히, 때론 건성으로.. 솔직히

많은 부분 어리버리 30년을 살았다.

대견도 하고 겁도 나고..


30대란 참 의미깊은 나이 이다.
누구에겐 많이 산 삶이고
또 누구에겐 적게 산 삶이니...



20대 후반에 들어 진지하게 고민하고

분석하고 생각해 온 이 세상과 삶.



30대에는 보다 성숙한 인간으로 성화되며
더 크고 놀라운 비밀을 깨닫게 되는
그런 시간들이 되길 소망한다.    







Track 02 | 영향력

나는 요즘 이 영향력이란 것에 관심이 많다.
우리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예민한 사람들은

그 영향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보통은 관심이 없다.^^


우리네 각각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분위기
- 말,행동의 전반, 성격, 인성, 성품등 - 는 은연중에
어울려 지는 모든 관계 속에서 서로를 향해 영향력을 미친다.



그래서 얼굴 근육의 사소한 움직임, 눈빛 , 목소리등의
작은 외적차이 뿐 아니라 영혼이 가지는 온도, 향기, 깨끗함까지

능력껏 감지해 우린 각자 호감과 비호감등의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이는 우리의 영혼에 까지 깊은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선한 힘이 가해지는 영향력과 악한 힘이 가해지는 영향력.
이 영향력이 큰 사람이 불러오는 파장의 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누군가가 중심에 세워졌을때 그가 주는 영향력은 가만히
따져보면 무시못할 결과와 전체의 분위기를 이끈다.



영향력의 무시못할 힘을 아는 이상.
내 행실에 대해 늘 한번 더 생각하고
내 행동모델에 계신 그 분이라면 과연
어떻게 하셨을지 고민하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고 무의식에 끼쳐지는
영향력에 주목해야 겠다.

나를 만나는 모든 이에게
긍정적이고 밝고 생명의 영향력이
되는 내가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Track 03 | 영향력 (another version)

사람을 만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맘이 편안해지고

그 사람을 향해 마음이 조금씩 열리게 되고
말이 많아지며 함께 있는 것으로도 마냥 좋은 사람이 있다.



함께 있으면 힘이 되고 삶에 의욕과 자신감이 생기게 되고
그 사람을 알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으로 인해 내 마음과 말투와 행동이 변해가고
모든 상황에서 그 사람이였다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라고 생각하게
되며 지금 뭘 하고 있는지 1분 1초가 궁금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을 알게 된 후부터 일도 술술 잘 풀리고 세상이 다 아름답고
반짝반짝하게 보이는 그런 사람이 있다.



데미안의 베아트리체와 같은 사람...



이런 사람을 만난다는 건

곧 선물이자 축복이다.






Track 04 | 관계

초기에 형성되어지는 관계는 좀처럼 바뀌지 않고 그 관계를 유지한다.
가령, 받기만하는 사람과 주기만 하는 사람이 만나면 그 관계가 깨지기

전까지 계속해서 그런 관계가 유지되어 고착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가하기만 하는 사람과 당하기만 하는 사람이 그렇고 말하게만 되는

사람과 듣기만 하는 사람이 그렇다.

그런 관계는 워낙 견고해서 결코 반전되지 않는다.







Track 05 | 삐짐
어떠한 일로 다툰다.
갑자기 마음이 쪼글아들어
늙은 밴댕이마냥 마음을 닫고 삐져버린다.



내가 그만큼 기대가 컷구나...



가끔 삐질때의 나만의 정신 속
그 도전적이고 공격적이고
초민감의 열정적 공간을
즐기곤 하는데...



이상하게 공격적인 성향이 갖춰지면
일은 되려 잘 풀리는 경험을 한다.
추진력도 생기고 말이다.


내게 삐짐은 삶의 원동력이자 추진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삐짐은 나쁜 영향력임에 틀림없다.

휴....







Track 06 |  사슬

사람은 의도적으로든 그렇지 않든 서로 아픔과 상처를
주고 받는다. 내가 그토록 애타게 좋아하는 사람으로 인해

아픔과 쓰라림을 받았다면 나 역시도 어느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었을거란 거다.



그건 내가 전혀 의도한건 아니었지만 나 때문에 그 누군가가
나모르게 아파한다면 참으로 음.. 감사하기도 하고 솔직히...

유감이다. 좋아하는 사람을 찾아 사랑의 감정을 찾고 발견하고

그렇게 그 순간순간의 감정을 조심조심 간직하고 유지하면서
진짜 나 살기도 바쁜인생에 나만 오케이 하면 되는 상황의 그

이면이 닥칠때면 참으로 운명의 장난 같기도 하고... 암튼 묘하다.

그런거 생각하다 보면 세상에 쉬운 일이 하나도 없다.


언젠가 호기심 천국에서 간단한 실험을 한 것이 있었다. 여성 3명에게
여러 남자 모델들의 사진을 주고 자신의 이상형을 찾아보라고 하고
커텐 뒤에 모델들을 줄세워 놓았다. 그리고 커텐을 연 후 얼마나 빨리
여성 각자의 이상형을 찾는가 하는 실험이었다. 그 결과 대략 3초를
안넘기고 다들 이상형이라는 남자를 찾았다.
그후 이제는 사회자가 무작위로 사람을 가르키고는 같은 방법으로
그 지목한 사람을 찾는 거였는데 결과는 놀랍게도 여성들이 모두
그 지목한 사람을 찾는데 10초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것이었다.




사람이 한눈에 반한다는거 그리고 각자 이상형이 다르다는 거.
이 실험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는데, 암튼 이렇게 각기 다른 눈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눈이 맞아 사랑을 한다는 건 아마도 기적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내가 살아오면서 비록 혼자 저지른 일이지만 짝사랑의 아픔을 겪고
그리고 제3자를 통해 들어 알게 된 나도 모르게 내가 준 아픔들...

그런 사슬들이 또 내머릿 속을 복잡하게 한다.







Track 07 | 가면  
어릴적 'V'라는 외화에 푸욱 빠져있을 시절...

어느날 집앞 서점 문에 한 아동 월간지의 광고가
(보물섬으로 기억하는데..) 눈에 들어왔다.
이번호에서는 책을 사면 특별부록으로 어마무시한
"다이아나의 가면"을 준다고 하는 광고!


그 가면은 보통 가면이 아닌 다이아나의 얼굴 뒤에
파총류의 가면이 이중으로 있어 다이아나의 겉 얼굴을
띁어내면 안의 파총류가 나타나는
그런 획기적인 가면이었던 것이다.


나는 바로 엄마를 졸라 책을 구입했다.
(아니 가면을 구입했지...)
그리고 거울 앞에서 가면을 쓰고는
신기한 듯 거울앞에 비친,
다이아나를 가장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약간 어색하면서 이상한 기분....
의식은 나인데 내 껍질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기대했던 재밌을거란
기분보다는 약간 낯설면서 유쾌하진 않은
기분이 들었다.


학교에서 직접 크레파스로 만들어 본
곰돌이나 호랑이가면과는 사뭇 다른
리얼한 느낌...


암튼 그걸 쓰고는 온 동네방네를 돌아다녔고
가면을 띁어내면서 놀래켰던 기억이 있다.

다 벗겨진 파총류 가면을 쓰고 집에 돌아와
다시 거울을 봤을땐 약간 놀라기도 했다.
이런 얼굴을 내가 하고 있다면 정말 우울하겠다는 생각...
인간인것이 감사하다는 생각...  


그 일 이후에 나의 머릿속은
약간 공상과학틱하게 되면서 누군가의
몸속으로, 껍질속으로 나의 의식을 유지한채
들어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참 많이도 했었다.
그러면서 일어날 수 있는 많은 일들까지
신나게 공상하면서 말이다...


빙의라든가.. 귀신이 붙고,, 그분이 오신다던가..
존 말코비치가 된다던가... 조블랙을 만난다던가...
그런 것들이 다 이런식의 사고를 기반으로 한
영화혹은 믿음들이지 않는가?  



섬뜩하고 아름답고 신비로우면서 잔인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는 것...







Track 08 | 비

따뜻한 겨울이다. 하늘에선 비가 내린다.
옛날에는 제법 비를 좋아했다. 비가 땅을 치고 지붕을 치는 소리가 좋았고
도랑으로 온갖 먼지들이 씻겨져 나가는 시원스런 소리가 좋았다. 흙들이 질퍽이며
내는 차분한 냄새들도 좋았고 창문에 철썩철썩 붙었다 주루룩 흐르는 비를
마냥 바라보는 것도 좋았다. 어머니가 해주시는 김치 부침개를 먹어가며...^^

그래도 여느시절보다 비가 오면 미친듯이 거리를 뛰쳐 나갔던 내 소년시절.
그때가 제일 비를 좋아한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집집마다 친구들이 각자의 우산을 들고 나와서는
우산을 펴고 한데 모아 큰 집을 만들어 그안에 들어가 오손도손 흙탕물을
튕기기도 하고 무서운 얘기도 하면서 그 시절만의 낭만에 젖었다.
그때는 왜 그리도 작고 아담한 공간의 개념이 좋았는지...


하지만 지금은...
몸이 비소식을 먼저 알려준다. 몸이 무겁고 삭신이 쑤시고...
우중충하고 축축하고 시끄럽다. 그리고 우울하고 외롭다.
그리고 군대작업생각이 나서 불쾌하다.

살아온 세월은 이렇게 나의 사고를 변화시킨다.    






Bonus Track | 고양이
협력업체 사장님께서 기르던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다며 5마리를 가지고 오셨다.

그리고 키우고 싶은 사람이 있냐면서
원하는 사람은 데리고 가라고 하시곤 사라지셨다.



한두명씩 관심을 가지고 새끼들을 바라보았고
안아보고 쓰다듬어보고 하며 좋아 한다.

5마리 중 3마리는 갈색 줄무늬의 귀여운 고양이이고
나머지 2마리는 검정색에 하얀점박이의 약간 밉상의 고양이다.
(아.. 물론 이 고양이들도 귀엽다.)



직원 중 한분이 집안에 애들한테 선물하신다며
줄무늬 고양이중 얌전하고 조용한 애를 한마리 가지고 가셨다.

그 후 스페니쉬 직원이 여자친구를 준다며
줄무늬 고양이중 사자같고 도도한 애를 한마리 가지고 갔다.

그리고 여자직원 한명이 키우던 고양이에게 친구를 선물해 줘야겠다며
줄무늬 고양이중 사람을 제일 잘 따르던 애교있는 애를 한마리 가지고 갔다.

그리곤 아무도 고양이를 찾지 않았다.



그렇게 약간 밉상의 검정색 하얀점박이 고양이 둘은 창고에 이틀이나 방치되었다.
사람이 다가가면 마구 울어댄다. 이유는 모르지만 밥을 주고 물을 줘도
마구 울어댄다. 생김으로 인해 선택받지 못한 두 애기...



자신이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고
더우기 자신의 생김으로 인해 비선택(no-choice)되었다는
사실은 절대 이해할 수도 없는 존재...



그럼에도 그들이 참 안되어 보였다.
단순히 엄마의 품이 그리워 울어대는 동물들을 보는 연민이 아니라
같은 시간에 같은 몸에서 태어나 단순히 외모로 받게된 차별에
그냥 맘이 좀 쓰렸다.



다행히 방치된 지 이틀이 지난 오늘 직원의 딸의 친구가
두마리를 몽땅 가지고 갔다. 그 딸의 친구는 사실 이 검은 고양이
두마리 외에는 다른 형제들을 보지 못했다.

부디 5마리가 공평하게 사랑을 주는 주인 밑에서
튼튼하게 잘 자라주길 기도한다.


특히나 검정색에 하얀점박이의 약간 밉상의 고양이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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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연어가 초록 강에게 물었다.
"이유없는 삶이 있을까요?"
"네말대로 이유없는 삶이란 없지. 이세상 어디에도"
"그럼 아저씨의 삶의 이유는 뭔가요?"
"그건 내가 지금 여기 존재한다는 그 자체야"
"존재한다는게 삶의 이유라구요?"
"그래. 존재한다는것. 그것은 나 아닌 것들의 배경이 된다는 뜻이지."
"배경이란 뭐죠?"
"내가 지금 여기서 너를 감싸고 있는것. 나는 여기 있음으로 해서 너의 배경이 되는거야."
"아하"
"이제 조금 알겠니?"
"네. 별이 빛나는것은 어둠이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이죠?"
"그렇지"
"그리고 꽃이 아름다운 것은 땅이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이고요?"
"그렇지"
"그러면 연어떼가 아름다운 것은 서로가 서로의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인가요?"
"그래. 그렇고 말고"

...
...


"그럼 나도 누구의 배경이 될 수 있겠네요?"
"네가?"
"왜요? 내가 너무 작아서 안되나요?"
"아니야"
"그러면요?"
"네가 기특해서 그런 거란다.
몸집이 커야 배경이 되는게 아니거든.
우리는 누구나 우리 아닌 것의 배경이 될 수 있어."

은빛 연어는 무엇보다 눈 맑은 연어의 배경이 되고 싶다는 말을 하려다가 참는다.


안도현의 [연어] 중에서